고영남 감독의 작품이다.

82년 아니면 83년 TV에서 보았다.

서울에서 전학온 연이와 시골소년 석이의 우정과 사별이 충북 영동의 시골풍경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꾸며진다.

아름다운 풍경과 한국의 독특한 정취를  물씬 맛볼 수 있는데 영동에 아직 그 당시 건물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사춘기 시절 이 영화의 연이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한데

어쩌면 사춘기 시절의 나를 본다고 생각했었다.

내 맘속의 추억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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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 집단에 있어서 사상, 행동, 생활 방법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관념이나 신조의 체계. 역사적ㆍ사회적 입장을 반영한 사상과 의식의 체계이다.

최근 열공중인 김광현 저 이데올로기(열린책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데올로기를 ‘감옥이자 정체성이며, 차별이자 위선인 동시에 강력한 힘’이라고 규정했다.

지금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문화적 구성 요소들을 다루었는데 작가의 탁월한 분석과 필력으로 평소 고민했던 문제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눈을 떼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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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즘생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밤에 섬돌 아래 승냥이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 메 산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아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련이라고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

구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면 슬퍼졌다


토끼도 살이 오른다는 때 아르대즘퍼리에서 제비꼬리 마타리 쇠조지 가지취 고비 고사리 

두릅순 회순 산나물을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를 따르며,

나는 벌써 달디단 물구지우림 둥굴레우림을 생각하고

아직 멀은 도토리묵 도토리범벅까지도 그리워한다.


뒤울안 살구나무 아래서 광살구를 찾다가

살구벼락을 맞고 울다가 웃는 나를 보고

밑구멍에 털이 몇 자나 났나 보자고 한 것은 가즈랑집 할머니다

찰복숭아를 먹다가 씨를 삼키고 죽는 것만 같아 하루종일 놀지도 못하고 밥도 안 먹은 것도

 가즈랑집에 마을을 가서

당세 먹은 강아지같이 좋아라고 집오래를 설레다가였다.


시집 사슴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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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 동물기’는 동물에 관한 일화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책인데,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이 ‘이리왕 로보’이다. 그 줄거리는 사냥꾼들이 절대로 잡을 수 없고, 도리어 사냥꾼들을 데리고 놀 정도로 대단한 이리인 로보가 어느 날 사냥꾼에게 순순히 잡혔는데, 그것은 단지 자기의 짝인 블랑카의 안위를 위한 것이라는 ‘동물판 순애보’이다. 실제로 ‘이리왕 로보’를 읽어보면, 로보가 사냥꾼에게 잡힘으로써 로보의 블랑카에 대한 사랑이 승화된 카타르시스가 감전이 된 듯 뚜렷할 정도로 느껴진다.


여자에게 사탕발림으로 ‘나 자기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자기는 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자겁’을 들어가는 남자가 있을 수 있으며, 드라마나 유행가에서는 아직도 흔하다. 그러나 아직 내 나이는 충분히 젊지만, 여자를 위하여 죽는 남자를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대형가수 윤복희씨의 ‘왜 돌아보오.’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이런 것이 있다.


‘사랑한단 말을 마오. 유행가 가산줄 아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극진한 사랑이다.

미래소년 코난은 코난과 라나의 극진한 사랑이 기본 테마이다. 배경은 극성을 이루던 인류의 문명이 인간의 탐욕으로 완전히 몰락한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하이하바라는 섬으로, 여기에서 물고기를 잡는 순박한 소년 코난이 태양광에너지를 개발할 지식을 보유한 라오박사의 유일한 혈육 라나가 악당 레프카를 피하다가 곤경에 빠진 상황을 코난 특유의 용감함으로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코난에게 라나는 삼손의 머리카락처럼 괴력의 원천으로서, 발가락으로 몬스키라는 미녀악당(후일 코난의 편이 되어 다이스라는 코털선장과 결혼을 한다)이 모는 비행기를 막거나 비행기에서 곡예를 하고, 라나를 들쳐 업고 수십 미터에서 뛰어내리는 ‘묘기대행진’을 벌인다. 오, 정녕 사랑의 힘은 위대하도다! 바로, 여기에서 이리왕 로보처럼 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것이라면, 모든 것을 바치는 코난이 모습이 오버랩된다.

정수라가 부른 ‘난 너에게’의 가사에는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부분이 있는데, 코난은 라나를 위하여라면, 지옥구덩이라도 뛰어들 용감한 사나이다. 비록 허름한 속옷과 반바지 한 벌밖에 없는 만년 단벌신사이지만(무기도 조잡한 창 하나밖에 없다. 그런 한도에서는 단도를 차고 다니는 타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숭고한 사랑은 감동의 진면목을 보인다.

코난은 문명비판이 작품의 근저에 있어서인지, 총을 쏘는 사람이 있어도 피를 흘리고 죽거나 다치는 장면이 극도로 배제되어 있다. 어디까지나 인간에 의한, 인간의 순수한 사랑의 전개가 그 알파요, 오메가이다. 그리고 인간이 더불어 사는 의미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호쾌한 명작이다.

그러나 이런 반론, 즉 ‘미래소년 코난’은 어린 아들의 사랑놀이 기본테마이므로,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어의 도단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문학과 예술의 이해에는 그 줄거리나 피상적인 것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가 그 바닥에 있는 것을 전제로 이해하는 것을 결여한 것이다. 문학과 예술은 촌부에게도 보편적으로 간직한 인간 고유의 정서에 호소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우리가 걸작으로 꼽는 ‘적과 흑’이나 ‘부활’이나 그 내용자체는 상당히 통속적인 사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랑에 무슨 현학적인 지식과 권위가 필요한가? 코난의 괴력은 실은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인 동시에 라나에 대한 극강도의 사랑을 암시하는 중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written by 친구 성대진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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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서편제) 오정해

2014. 1. 28. 19:12

서편제, 오정해


멀티플렉스, 천만관객이 익숙하지만, 98년 이전 단일관 개봉시절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염원이었다. 단관 개봉시절 93년 전까지 우리나라의 방화관객 최고기록은 관객 68만명의 '장군의 아들'이었고 그 이전기록은 58만명을 동원한 77년 장미희 주연의 '겨울여자' 라고 확인된다.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첫 100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93년은 대학 3학년에 복학했던 황금기이다.  이 해에 '쥬라기공원'과 '원초적 본능'을 봤고, 서편제는 당시 대전 최고의 극장이었던 '아카데미극장'에서 상영했다.


92년 6월 군제대, 일본여행 3개월, 그리고 3학년 복학 후에 에너지가 충만한 시절, 앵글스 후배 미희가 소개한 산업미술학과 여학생하고 서편제를 보러 갔는데 내 맘속의 여유도 있었고 영상미도 스토리도 좋았었고 판소리의 새로운 발견에 많은 관객들이 놀랐었다. 

 

소리하는 여주인공 송화역의 '오정해'는 71년생이다. 

송화는 '한이 맺혀야 진정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의붓아버지 유봉에 의해서 두 눈이 멀어 버린다.


2014년 1월 2주차에 조달청 아름회장과 함께 녹내장으로 실명하여 퇴직한 직장내 초등학교 유일한 선배였던 용호선배를 만났다. 

선배에게 염치없는 위로를 하고 돌아왔지만 후천적 실명으로 겪는 극한의 고통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고통이 가장 큰 장애라고 생각 하게된다.






정부대전청사 지하로비에서 의외의 좋은 공연이 많이 열린다.

오늘(2014.1.28.) 정부대전청사 지하로비에서 설날을 앞두고 청사관리소에서 주최하는 무형문화재 공연이 있었고, 공연장에 나타난 예인은 서편제의 '오정해'였다. 나이가 들어 갈 수록 멋스러워진다. 


공연을 마친 오정해씨와 조달청 여직원들이 사진을 찍었다. 

체크무뉘 한복 치마가 오정해패션의 정점이었다. 학생교복치마에 주로 사용하는 체크무뉘가 한복 매칭에도 뛰어난 아름다움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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