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안춘문을 기억하며!

2016. 1. 25. 00:12

영화 '히말라야'는 산악인 '엄홍길'의 '휴먼원정대'가 모티브다. 

동료산악인 3명의 시신을 찾는 과정을 다룬 이 영화를 보면서 학과 선배인 87학번 '안춘문'을 기억했다.


우리에게 히말라야는 곧 네팔인 시절이 있었다.

'90년대 초반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네팔'이 아닌 다른 나라들을 통한 히말라야 등정이 시도되었다. 

경험과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 파키스판 등으로 다양화된 히말라야 등정을 시도한 많은 젊은 산악인들이 사고를 당했다. 


'93년 7월 7일 충남대 공대산악회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원정대원인 87학번 안춘문(당시 26세)은 디아미르벽 8,070m 부근에서 등반도중 실종되었다. 


지금은 경기도 양주에서 니트원단수출사업을 잘하고 있는 과동기 88학번 백철현이 당시 공대산악회장었고 더운 여름에 사고수습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학과에서 마주쳤던 생전의 안춘문선배는 휴학을 하고 등정비용마련을 위해 일을 하면서 등반 훈련을 했다고 한다. 시신수습을 못해서 유품으로 위령제와 장례식을 치뤘고 가묘는 공주 박정자 근처였었다.


위령제는 공대 1공관 공장동쪽 복도에서 열렸다. 

백철현의 부탁으로 위령제를 촬영했는데 당시를 기억해보면

고분자공학과 주혁종교수가 산악회 지도교수로 공대산악회원들과 함께 위령제를 주관했고 지역산악인들과 가족들이 참석했었다.  

위령제중에 안춘문선배와 베이스캠프 대장과의 마지막 교신 녹음을 들었는데, 안춘문선배는 대장의 애타는 철수명령을 알아듣지 못하는 패닉상태였고 '졸려요' 라고 계속 말을 하다가 무전이 끊겼다. 

부모님이 이미 두분 모두 작고하셨기에 당시 대전 중앙고 교사이던 안춘문선배의 형님 부부께서 안선배를 보살폈다고 들었는데 영결식장에서 슬프게 너무 슬프게 우시던 형수님 생각도 난다.


그리고 한달쯤 지났을 때이다.

여름 막바지에 학과사무실 전ㅇㅇ 조교앞으로 파키스탄에서 보낸 엽서가 도착했다. 

안춘문선배가 정상등반 전에 파기스탄에서 83학번 선배였던 학과조교에게 보낸 엽서에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못한 아쉬움과 미안함, 그리고 귀국 후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었는데, 학과조교는 후배의 마지막 흔적에 안타까움과 눈물이 났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서 20년 만에 93년의 '안춘문' 기억이 났고 그를 기억해주고 싶었다.

얼마 전 만난 친구 백철현은 그 선배 기억이 나서 히말라야를 볼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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