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인회(토요일 인생을 즐기는 모임)

박홍주 여사의 50하고도 몇 번째 생일이다. 서로의 생일을 열심히 축하해주는 토인회 전통에 따라 인천에서 인하대 이동원교수님이 내려오셨고 기타 토인회식구들하고 광섭씨 부부가 옥천 대청댐이 보이는 장계리의 뿌리깊은 나무에서 모였다.

지금도 토요일은 항상 가슴이 설레인다. 오전 수업이 있던 예전 학교에서도 토요일이 주는 편안함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대흥동에서 친구들고 어울리던 토요일 오후의 기억을 잊기는 힘들것 같다. 

오랜만에 옥천으로 가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을 달렸다. 유성에서 옥천 ic까지는 약 20분 소요된다. 5분을 더 가면 금강유원지에 갈 수 도 있다. 경부고속도로 최고의 난공사였다는 옥천터널 옆에는 경부고속도로 당시에 순직한 분들의 위령탑이 있다. 당시의 열악한 장비로 단기간 내에 고속도로를 만든 분들 이시다. 잊고 있었다. 

익숙한 길이지만 추억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정겹다.



아직은 푸르름이 부족하다. ‘뿌리깊은 나무’ 레스토랑 입구에서 전원주택을 소개하는 책에서 보았던 장계리 와이어패널 주택이 보인다. 독특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몇년전에 부모님 집을 지으면서 참고하려고 유심히 보았었는데 건축비용은 별개로 하더라도 이 집처럼 수려한 전경을 가진 장소를 찾는 것이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들의 숙제이다.



'뿌리깊은 나무'라고 하는 잡지가 있었다. 이 상호명도 잡지에서 연상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는데 하여간 옥천의 뿌리깊은 나무는 전원 레스토랑이고 1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곳이다.

금강변 장계리는 대청댐 수몰전까지는 금강이 흐르는 유원지로서 옥천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었다. 잔자갈과 금빛 모래가 있던 장계리 금강변에서 여름이면 옥천 보은 사람들이 강수욕을 하곤 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 가족들이 여기에서 물놀이 했었는데 그 날 기억은 지금도 남아 있다. 강변에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은 레스토랑과 커피숍의 분리되어 있다. 입구 오른편에 커피숍이 보이는데 관리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초록이 감싸주면 운치가 있겠지만 짜임새 있는 풍경은 아니다. 2년 정도 계획적으로 관리해주면 색깔있는 장소로 변할 수 있는데, 사랑이 필요하다.


꽃이 피었다. 봄이 된 것을 잊고 있었다. 계절은 변하고 또 변하는데 변화가 두려운 사람들은 느끼지 못한다. 이 수레는 파스텔톤으로 나무에 색을 입혔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올드한 느낌의 건물이다. 각을 많이 잡아준 유럽 산속 건물같고 내부는 루바로 장식했다. 실내인테리어는  일관성을 찾기 어렵지만 전원레스토랑에 부담없이 어울린다.

보은 집을 지으면서 알게된 것은 지붕 경사도의 중요성이다. 우리나라 집들의 지붕경사는 뒷 배경에 보이는 산의 경사와 거의 일치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눈에 부담이 적다. 알프스의 집들을 연상해보면 빼쪽한 지붕이다. 왠지 멋있어 보이는 그림같은 집이지만 조금만 보고 있어도 눈이 아프다. 알프스는 엄청난 적설량에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경사를 높여서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우리나라는 그럴 우려가 없으므로 20~30도 정도의 수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당연희 수평이 수직보다는 안정적인 구조이고 시각적으로도 편안하다. 



스테이크로 점심식사를 하고, 생일케잌은 이곳에서 준비한 치즈케잌으로 축하를 해드렸다. 오늘 식사 계산은 부군이신 최박사님이 하시고..


저녁에는 도안으로 거주지를 옮긴 우리 집으로 초대하여 가볍게 물오른 이희정여사의 핸드드립커피를 대접했다. 시작은 커피였으나 와인, 코냑, 발렌타인까지 동원되어 늘 그러하듯이 12시까지 난상토론장이 되었다. 사이좋은 두 분은 시인 이이체의 부모님이시다. 내 생일선물로 정경화 LP를 보내셨는데 아직 LP세팅 실력이 부족하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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