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코네 온천 달걀

2012. 12. 30. 19:50

일본여행중에 방문한 하코네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 복학전까지 남은 8개월간 무엇을 해야하나 하고 학교 주변을 배회할 때 만난 대학 동아리 선배 박ㅇㅇ형이 내게 일본에 같이 가자고 했다. 그 선배는 그냥 한 말인데 아직 단순했던 내가 간다고 하는 바람에 그해 가을 3개월간 일본에 체류하게 되었고 어설픈 일본어 회화를 익히게 되어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92년 당시 일본에 같이 갔던 박ㅇㅇ형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국립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몇년 전 일본출장중에 시간을 내어 도쿄에서 유학중인 류여사님하고 같이 한 하코네여행이다.  

한국사람들은 규슈쪽 온천을 많이 찿아서 인지 도쿄근처에 있는 가나가와현에 있는 최고의 온천유락지인 하코네는 유명세에 비하여 한국인들이 많지 않다. 아름다운 풍경과 많은 온천, 그리고 잘 조성된 철도를 이용한 여행은 좋은 기억이었다. 하코네에서 관광객들이 손에 들고있는 다마고봉지를 보고 우리도 유황다마고를 샀다. 검정색 껍질과는 다르게 안쪽은 황금색이다. 맛은 고소하다. 




유황은 종교적으로 지옥과 연결되는데, 지옥불에서 울부짓는 영혼들과 유황이 끓는 지옥이 두려워 열심히 교회에 나가는 분들을 생각해보면 이 곳에서는 그런 유황이 뿜어내는 신비로움을 몸으로 느끼며 유황이 선물하는 유황달걀을 맛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황가스로 가득한 산악지대를 넘어가야만 하코네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죄 많이 지은 사람들은 이곳으로 단체여행을 오면 정신개조 될 듯하다. 






대전에는 100년 역사의 유성온천이 알려져 있고 나도 유성에 살지만 일반 대중탕과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유성은 온천보다는 유흥업소가 많이 있는 것이 특색이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유명 온천은 온천에 집착하는 일본인들에 의해서 일제강점기에 상업화 되었는데, 독일사람은 맥주공장을 먼저 만들고 일본 사람들은 온천개발부터 한다고 하더니 당시 남한에서의 유명 온천인 동래온천, 해운대온천, 유성온천, 온양온천 등은 당시에 개발이 되었다. 지금은 코걸이귀걸이 온천법을 악용한 사이비온천이 남발되어 온천욕의 의미가 퇴색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하코네는 온천자원의 풍부함과 함께 훌륭한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이용하여 우리나라 온천하고는 비교불가인 자연친화적이며 온천같은 온천을 할 수 있다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천산온천을 들어갔다. 입구에서 노천탕으로 가야하나 실내에서 목욕을 해야하나 등을 잠시 고민했는데 입장해보니 전부 노천이다.



23살 첫 일본여행때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서 교토로 가면서 아따미를 보았다. 바닷가 보이는 온천마을이다. 온천욕에 매력을 느꼈던 내가 기대하는 추운 겨울 눈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기는 노천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박ㅇㅇ교수가 여름휴가 초대를 했는데  뜨거운 여름이라도 아따미 온천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