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꽃' 이다

 

'지난주 목요일, 2주일 전부터 대흥동 '문화공간 주차'에 전시되어 있는 내 이름작품을 찾으려고 대흥동으로 향했다. 친구 기라와 화가 박석신과 함께 저녁을 할 계획으로 시인 이이체의 모친인 조경희 여사와 이희정 여사를 모시고 간 대흥동 거리는 80년대 만큼의 활력은 없지만 둔산동 쪽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흥동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내 이름이 꽃이다 전시회가 5월 26일 까지 예정되어 있다. 이미 종료된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화가에게 몰랐다고 할 수는 없어서 두 여사분 이름을 남기고 싶어서 온 사연만 알려주었는데, 화가는 맛갈나는 말솜씨로 갤러리를 소개하고 문화활동, 캘리그라피를 하게된 사연 등을 설명한다. 

점례나 점숙같은 통념적으로 촌스럽게 느껴지는 이름을 가진 아주머니들에게 캘리그라피 그림을 그려 촌스러운 이름을 멋진 꽃으로 재탄생시켜 선물할 때 그 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감격하는 화가의 만족감과 예술적 가치의 재발견은 이러한 행사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이름을 말하고 내 마음을 말하고  

 

갤러리에서 화가와 마주보며 편하게 대화를 하면 화가는 캘리그라피 작업을 한다. 조경희 여사는 본인과 아들인 시인 이이체, 이재욱을 이희정 여사는 본인과 아들 김범진을 묘사하고 화가는 멋진 작품으로 남겼다. 모두 수작이었지만 내 마음에는 말 많고 잘 덤비는 범진이를 호랑이와 까치로 표현한 작품이 최고였다. 

이름이 꽃이다. 꽃은 아름답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쉬어가는 시간과 공간을 남겨주는 작품들이다.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 아주머니 모델들과의 대화



                      ▲ 2~5분의 짧은 시간이다. 내 이름이 꽃으로 탄생한다. 

 


                      ▲ 김범진: 범은 호랑이를 진은 말을 많이 하는 아이의 특성을 담아 새로 표현했다.



                      ▲ 이희정




1000점의 작품이 모이고 

 

'캘리그라피' 작업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만 작가의 에너지가 발산되어 기가 빠져가는 것 같았다. 작가는 1000개의 작품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마친다고 했다. 친구 기라와의 인연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예술 체험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전파되기를 기대한다.

화가와 제자들 그리고 우리들은 근처 '내집'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했다. 나는 내일 인하대 가는 날이어서 술을 삼가했지만 화가는 술을 즐긴다. 마시고 싶었지만 좋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게 현실이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아쉽게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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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주차 (Space Park-ing)' 갤러리 오픈

 

도안동 아파트 거실을 아트타일로 꾸미면 미적인 아름다움과 음향판 효과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오후 대학시절부터 아트타일 공예작업을 하는 앵글스 후배 미희를 만났다. 몇년만에 만나는 자리를 역시나 게으른 내가 약속시간에 늦었다. 돌이켜 보니 95년에 같이 대학원시험을 보았는데 어렸던 후배가 벌써 40이 넘었다고 한다.

벽지, 목재, 석재(대리석 등) 이외에는 벽장식에 사용할 소재가 많지 않은 것이 집 지을 때의 일반적인 고민이다. 아트타일을 사용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장식효과가 있지만 시공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으며 이사할 때 탈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후배가 시공의 어려을 설명하며 적극 권하지는 않는다. 나도 흙을 소재로 사용한 작품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만 아파트벽에 적합할 지는 고민스러웠다. 그러나 개인주택이라면 주저함이 없을 것 같다.


금요일 오후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마침 선화동에 있는 기라에게 연락했다. 식사후의 장소는 화가 박석신이 운영하는 갤러리로 정하고 미희, 기라와 함께 출발.

주차장을 개조한 갤러리 키작은 하늘보기가 'PARKing 문화공간 주차'로 이름이 달라졌다. 저번에 왔을 때는 아직 오픈하지 않았을 때였다고 한다. 화가의 성인 PARK 과 진행형 ing, 주차장의 뜻이 합해져서 문화공간 주차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갤러리와 문화공간의 차이는


이 곳이 화가 박석신의 개인 갤러리와 크로키 등의 수업을 하는 장소로만 알고 있었는데 화가는 세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쉼터 역활을 해줄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문화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갤러리를 연상하면 몇점되지 않는 작품을 잠시 보는 장소였는데 예술과 체험문화를 결합한 대중으로의 적극적인 접근은 문화빈곤의 도시 대전에 꼭 필요한 현명한 시도인 것 같다.




                           이름모델과 대화를 하며 감성을 뽑아낸다. 편한 대화..



                              ▲ 이름이 작품으로 변하는 광경

 


'달빛도 때론 모양을 달리하지요'


화가 박석신(박교수)은 갤러리에서 내이름과 미희부부의 이름으로 각각 글씨그림을 그려주었다그림이 완성되어 눈앞에 보이기까지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약간의 걱정도 되는데 결과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돌아온다.

박교수가 내게 보내준 메시지는 '달빛도 때론 모양을 달리하지요'


 

 




내이름이 갤러리에 걸리고


박교수의 제안으로 작품이 갤러리에 전시됐다. 이런 영광이 있나. 정말로 지치고 바쁜 생활이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던 내 모습이 편하게 쉬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 이름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다시 보니 미희 이름이 아트다. 박교수는 아름다울 미를 저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고 감탄스러웠다. 미희는 도예작품에 사용하고 싶어한다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이름을 남기고 싶은 사람, 위안 받고 싶은 사람, 미술이 알고싶은 사람 문화공간 주차로 가서 박 교수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문화공간 주차는 대흥동 대전여중 앞에 있다.

그리고 나는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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