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에는 낙산사가 있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일을 경험할 때면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진다. 

그 상식에 반하는 일이 직원들간의 갈등이고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욕심이면 다 덮고 사라지고 싶다. 

며칠간 동료들의 이기적 행동을 보면서 높아진 실망감을 피하려고 휴가를 내고 대전공무원연합의 강원도 여행겸 워크숍에 동참했다.


대전에서 가장 먼 곳은 제주도인데 접근이 어려운 여건상 이번 여행은 내륙에서 가장 원거리인 강원도 그것도 양양이나 고성이니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적합한 여행지이다. 


90~92년 강원도 인제에서 군생활을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올라오고 옛 기억을 되집어 보는 추억의 여행..   


차를 렌트했는데 청사까지 배달을 해준다. 8명이 탑승하고 고속도로로 4시간 정도 이동하여 비교적 쉽게 낙산사에 도착했다. 86년 3월 대덕고 수학여행때 처음 왔는데, 당시는 대전에 남녀공학 고등학교가 많지 않던 시절이어서 남녀 학생들이 함께 가는 수학여행이 드물었고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인지 4개반 약 230명이 어울렸던 추운 3월의 수학여행은 추워도 춥지 않았다. 







              ▲ 동해는 물이 맑고 차다. 서해에서의 바다는 흙탕물과 갯벌인데 이 곳은 바위와 모래 그리고 철조망. 



              ▲ 홍련암






화강암 구조물은 가장 한국적이다. 이 난간 구조물은 낙산사와 어울리지 않아서 자세히 보니 모서리를 V컷 가공처리 했다.  

도로경계석도 V컷은 중국수입품에서만 나타나는데 이런 문화공간은 인간의 혼이 담겨있는 자연스러움이 필요하고 이런 주변구조물도 세세한 신경을 기울여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든다.



              ▲ 멀리 보이는 풍경은 쏠비치


              ▲ 2005년 산불로 유실되었다가 복원된 원통보전


인제에서 군복무하던 90년 가을에 부모님이 면회를 오셨을 때, 백담사와 낙산사를 구경했었다. 당시 백담사에는 전두환 이순자 부부가 유배중이었고, 이들 부부를 보기 위하여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고 나도 얼떨결에 비닐하우스안에서 애국하자는 강연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2005년 강원지방의 대화재로 낙산사가 거의 전소되는 피해가 있었다. 화마의 피해는 엄청난 문화재의 손실이 있었고 몇년 후 에 토인회회원들하고 낙산사를 방문했을 때 아직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번에 방문해보니 거의 복구가 되었고 아늑함도 느낄 수 있었다. 









              ▲ 관음지와 보타각, 보타전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이신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절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유명 고찰에는 의상대사께사 창건했다는 기록을 적어 놓았는데 의상대사는 노래하는 스님보다 더 바쁘셨겠다. 많은 사찰들이 신라시대를 기원으로 하여 고승들이 창건한 역사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을 벗어난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낙산사는 신라시대를 기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풍광과 아름다움을 가진 사찰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리고 가족애를 느끼기에는 최고의 장소라고 하겠다.


 


중국과 중국인

중국은 한때 중공으로 불리며 한국전쟁의 앙금을 간직한 우리에겐 금단의 나라였으나 한반도와 중국은 역사적 동반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내게는 개인적으로도 친숙한 나라이다. 두 동생이 중국에 거주한지 벌써 10년이 넘었고 한족 중국인과 결혼을 하여 예쁜 두 조카를 두고 있다. 덕분에 중국을 20여차례 가 보면서 암모니아 냄새 가득한 중국에서 우리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중국을 보게 되었고, 알면 알수록 중국은 사람을 끓어 들이는 마력이 있었고 오히려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우리역사도 중국과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일목요연하게 풀어나갈 수 없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하여 간단한 중국사부터 유명인의 회고록까지 탐독해보았지만 김명호 선생의 중국인 이야기는 바다이야기만큼 재미있어서 중독이 되고 그 세계에 빠져들어서 비유하면 숨도 안쉬고 읽었다.

출근시간을 앞두고 책에서 손을 놀 수 없어서 지각생이 됐지만 아쉽지 않았다. 승자의 역사는 승자가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균형잡힌 내용과 에피소드를 통해서 중국인과 역사에 대한 기초적 상식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중국을 이해하고 더 빠져들게 된다.

책표지 디자인은 서글프지만 2권이 기다려진다. 10년 전부터 20년 계획으로 중국을 조금씩 여행하고 있었다. 덕분에 경치만 보았던 여행에서 이제는 스토리가 있는 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상의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청조 멸망에서 문화대혁명까지, 중국 근현대사, 삼국지보다 재미있다

「중앙선데이」의 ‘사진과 함께하는 중국 근현대’에서 연재했던 글을 토대로 하여, 청조 멸망에서 문화대혁명까지 격동기 중국 근현대사의 전개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복원한 책이다. 중화민국 탄생, 공산당 창당, 북벌전쟁,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외교, 신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 등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 혁명가, 지식인, 예술인 등 소설 속 주인공보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담아냈다.

중화민국 탄생, 공산당 창당, 북벌전쟁,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외교, 신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 등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고, 혁명가 · 지식인 · 예술인 등 소설 속 주인공보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있다. 허구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논픽션 역사다. 김 교수의 글은 인물들이 남긴 일기, 서한, 회고록 등 1차 자료와 객관적 문헌에 철저히 근거해 역사적 팩트에 초점을 맞춘다. 섣부른 평가나 어쭙잖은 너스레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본문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마오쩌둥과 2인자 류샤오치의 관계를 통해 문화대혁명의 과정의 내막을 보여주고, 장제스를 중심으로, 반목했던 아들 장징궈, 쟁우(爭友)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자유주의자 후스, 그리고 수많은 학술·사상의 인재를 배출했던 시난연합대학교의 일화를 들려준다.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중국 현대미술의 초석을 쌓은 쉬베이훙, 만화가 출신으로 현대 중국화의 비조로 우뚝 선 예첸위를 비롯해 치궁·둥서우핑·옌원량·류전샤 등 걸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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